2018 제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대국민 보고

2018.09.20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성원해 주신 덕분에 평양에 잘 다녀왔습니다. 국민께서 보셨듯이 정상회담에서 좋은 합의를 이루었고 최상의 환대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3일 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여러 차례 만나 긴 시간 많은 대화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남북 관계를 크게 진전시키고 두 정상 간 신뢰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된 방문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북측에서는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표단을 정성을 다해 맞아 주었습니다. 오고 가는 동안 공항과 길가에서 열렬하게 환영해 주고 환송해 준 평양시민께 각별한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백두산을 오가는 동안 삼지연 공항에서 따뜻하게 맞아 주고 배웅해 준 지역 주민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린 대규모 집단체조와 공연에서 15만 평양시민께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사상 최초로 연설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들은 한반도를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저의 연설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 주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3일간 저는 김정은 위원장과 비핵화와 북미 대화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첫날 회담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비핵화를 논의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거듭 확약했습니다.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합의사항이 함께 이행되어야 하므로, 미국이 그 정신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준다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습니다. 그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히는 차원에서 우선 동창리 미사일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확약했습니다. 북한이 평양공동선언에서 사용한 ‘참관’이나 ‘영구적 폐기’라는 용어는 결국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폐기’라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 과정의 빠른 진행을 위해 폼페이오(Mike Pompeo) 국무장관의 방북과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와 같이 북한이 우리와 비핵화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한 것은 지난날과 크게 달라진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는 것 외에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미국과 협의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며 우리와 논의하는 것을 거부해 왔습니다.
그러나 북미 대화가 순탄하지만은 않고, 북미 대화의 진전이 남북 관계 발전과 긴밀히 연계된다는 사실에 인식을 같이하게 되면서, 북한도 우리에게 북미 대화의 중재를 요청하는 한편,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의했습니다.

저는 미국이 이와 같은 북한의 의지와 입장을 역지사지(易地思之)해 가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조기에 재개할 것을 희망합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가 재개될 여건이 조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회담에서 남북 관계에 관하여 거둔 가장 중요한 결실은 군사 분야 합의입니다. 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남과 북은 우리의 수도권을 겨냥하는 장사정포와 같은 상호 간 위협적인 군사무기와 병력을 감축하는 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남북 간에 있어서 정전협정 이후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을 종전하는 데서 더 나아가 미래 전쟁의 가능성까지 원천적으로 없애는 일이 될 것입니다.
합의서에 담지 못했지만 구두로 합의된 것들도 있습니다. 국회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지자체의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의 전면 가동을 위해 북측의 몰수조치를 해제해 줄 것을 요청했고, 김정은 위원장도 동의했습니다.
올해는 고려 건국 1,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저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12월에 개최되는 ‘대고려전’에 북측 문화재를 함께 전시할 것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의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그에 대해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가 평양에 가기 직전인 9월 14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개성에 문을 열었습니다. 남북 대화와 협력이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남북정상회담 정례화라는 의미와 함께 남북이 본격적으로 서로 오가는 시대를 연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여유를 두기 위해서 시기를 ‘가까운 시일 내’라고 표현했지만 가급적 올해 안에 방문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국민께서도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번영에 대한 그의 생각을 그의 육성을 통해 듣는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

오늘 서울로 돌아오기 전에 백두산에 다녀왔습니다. 천지에 올라 우리 국민이 굳이 중국을 통해서가 아니라 북한 땅에서 백두산 관광을 할 수 있는 시대를 하루빨리 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제 정부는 평양공동선언을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 범정부적 추진 체계를 마련할 것입니다. 남북고위급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에 개최하고 오늘의 성과가 국민 삶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국회의 초당적 협력도 다시 한번 당부드립니다.
오직 국민의 힘으로, 국민의 지지와 응원 덕분에 평양회담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평화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 모두의 숙원입니다. 그 숙원을 이루는 길에 국민의 뜻과 늘 함께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