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방문]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ABIS) 연설

2017.11.13

존경하는 조이 컨셉시온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위원장님, 아세안 경제계 지도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렇게 귀한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는 아세안이 출범한 지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아세안은 그동안 무역과 투자 자유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안보 협력으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말 ‘아세안공동체’를 출범시켰습니다. 다른 언어와 문화, 발전 격차를 극복한 통합이어서 더욱 값진 성과입니다.
아세안공동체 출범은 인구 6억 3,000만 명, GDP 2조 6,000억 달러의 거대한 공동체, 중위연령 28세, 연 5% 성장의 젊고 역동적이고 잠재력이 큰 시장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한국과 아세안은 서로에게 아주 중요한 동반자입니다. 아세안은 한국의 제2위 교역 상대이자 투자처입니다. 한국도 아세안의 5번째 교역국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중요한 동반자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과 아세안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지난 역사 속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 친구입니다. 식민 지배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같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한국이 전쟁으로 고통 받을 때 아세안 국가가 도움을 주었습니다. 냉전 시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생존과 자존을 지켜야 했던 어려움도 함께했습니다. 아시아 외환위기를 서로 도와 가며 함께 극복하기도 했습니다.
나와 우리 정부는 아세안과 더욱 가까운 친구가 되려 합니다. 아세안과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 수준으로 높이겠습니다. 그 첫 번째 조치로 취임 직후 아세안 주요국에 특사를 파견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서 역사의 소중한 경험을 우리 비전으로 되살린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밝히고자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우리의 미래는 ‘3P공동체’입니다.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사람(People)공동체’, 안보 협력을 통해 아시아 평화에 기여하는 ‘평화(Peace) 공동체’, 호혜적 경제협력을 통해 함께 잘사는 ‘상생번영(Prosperity)의 공동체’입니다.

아세안 경제인 여러분!
첫째, ‘사람중심의 국민 외교’를 펼치겠습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나의 정치철학은 아세안이 추구하는 사람 지향, 사람중심공동체 비전과 일치합니다. 미래를 함께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상과 정상, 정부와 정부, 그리고 기업・학생 간 다층적 인적 교류를 확대하겠습니다. 우선 나부터 임기 중에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하여 깊은 우정을 나누겠습니다.
국민 간 빈번한 만남과 교류는 그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아세안 국민이 더욱 쉽게 한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사증(Visa)제도 개선을 검토하겠습니다. 정부가 초청하는 아세안 장학생과 연수생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아세안 중소기업 근로자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직업기술교육훈련(TVET) 지원도 계속 확대하겠습니다.
양측의 젊은이들이 함께 공부하고, 교류하면서 미래 지도자로 함께 성장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지난 9월 내가 자란 부산에 아세안 대화 상대국 중 최초로 ‘아세안문화원’을 설립했습니다. 여기에서 세계 유일의 디지털화된 앙코르와트(Angkor Wat) 사원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 국민이 아세안을 이해하고 교류를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2009년 설립한 한・아세안센터는 무역박람회, 상담 등을 통해 아세안 기업의 한국 진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아세안 비즈니스협의회, 한・메콩 비즈니스포럼 등 양측 경제인 간 교류도 더욱 활성화 될 것입니다. 정부는 범정부 아세안 기획단을 설치해 아세안과의 협력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아세안 주재 재외공관의 기업 지원 기능과 조직도 강화하겠습니다.

둘째, 모든 국민이 안전한 평화공동체를 만들겠습니다. 한국에 50만 명의 아세안 국민이 살고, 한 해 600만 명의 한국인이 아세안을 방문합니다. 인적 교류와 경제협력의 확대는 그 자체로도 서로의 안전과 평화가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나는 더불어 잘사는 공동체를 넘어 위기 때 힘이 되어 주는 평화를 위한 공동체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제안합니다. 평화공동체는 한반도 주변 4대국과 함께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끄는 중요한 축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방・안보 협력, 방위산업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 테러와 폭력적 극단주의, 사이버 위협 등 복합적 안보 위협에도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야겠습니다.

셋째, 더불어 잘사는 상생협력을 추진하겠습니다. 나는 호혜적 경제협력을 지향합니다. 이는 한국 새 정부가 지향하는 사람중심 경제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자유무역 혜택을 양쪽이 함께 누려야 할 것입니다.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현지인 일자리를 늘리고, 기술 공유를 통해 해당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투자가 되어야 합니다. 한국은 성장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를 극복한 경험이 있습니다.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아세안 국가에게 한국은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입니다.
아세안과 한국의 협력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나는 오늘 그중에서 아세안이 추구하는 역내 연계성(Connectivity)을 높일 수 있는 4대 중점 협력 분야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제1협력은 교통 분야입니다. 한국은 베트남 하노이(Hanoi)와 호찌민(Hochiminh)에 메트로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Jakarta) 경전철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서울시 지하철은 한국이 경제개발 과정에서 겪은 대도시 교통 문제의 해결책이었습니다. 한국은 아세안 대도시의 과밀화와 교통 문제를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아세안 국가 간 고속철도 건설도 역내 통합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한국은 우수한 고속철도 건설과 운영 경험을 고속철도 건설을 희망하는 아세안 국가와 적극 공유하겠습니다.
제2협력은 에너지 분야입니다. 한국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에서 발전소 건설 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당사국인 아세안과 한국은 에너지 분야에서 더 많이 협력할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바탐(Batam)의 에너지 자립섬 사업은 신재생에너지 협력의 미래를 보여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제3협력은 수자원 관리 분야입니다. 한국은 태국 후웨이루앙강 하류 유역 개발, 라오스 세남노이(Xe Namnoy) 수력발전, 필리핀 루존(Luzon) 지역 수력발전과 불라칸(Bulacan)주 상수도 사업, 인도네시아 까리안-세르퐁(Karian-Serpong) 상수도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와 사업 노하우도 함께 지원될 것입니다.
제4협력은 스마트 정보통신 분야입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토대로 지능・정보화와 산업의 스마트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될 5세대 이동통신망을 평창동계올림픽 때 세계 최초로 시범 서비스하고, 내년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에도 지원할 것입니다. 한국은 다양한 스마트 시티 조성을 중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스마트네이션 건설에도 참여하겠습니다. 그 경험을 다른 나라와도 나누겠습니다.

경제협력은 재정이 뒷받침되어야 속도 있게 이뤄집니다. 한국은 아세안 관련기금도 획기적으로 늘리겠습니다. 한・아세안 협력기금 출연 규모를 2019년까지 지금의 두 배 수준인 연간 1,400만 달러로 확대하겠습니다. 한・메콩 협력기금은 현재의 세 배 규모로 확대하겠습니다.
한・아세안 FTA 협력기금으로 자유무역의 활용도를 높이겠습니다. 2020년까지 상호 교역 규모 2,000억 달러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오늘 제시한 4개 중점 협력 분야 지원을 위해 글로벌 인프라 펀드에 2022년까지 1억 달러를 추가로 조성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아세안 경제인 여러분!
올해는 아세안 출범 50주년, ASEAN+3 창설 20주년, 한・아세안 FTA 체결 10주년의 뜻깊은 해입니다. 나는 이 행사에 이어 아세안 정상들과도 내 구상을 협의할 것입니다.
정상들의 의지와 함께 중요한 것은 양측 국민의 참여와 협력입니다. 특히 경제지도자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는 필수적입니다. 한국정부는 경제인 여러분의 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앞으로 석 달 후 한국 평창에서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이 개최됩니다. 올림픽을 통해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정성껏 준비하고 있습니다.
성화 봉송 로봇, 자율주행 버스, 5G 이동통신, 지상파 초고화질 방송 등 최첨단 ICT 기술도 선보일 것입니다. 한국의 평창을 찾아 주십시오. 한국의 아름다운 겨울과 다양한 문화도 즐기시고, 첨단기술과 새로운 사업 기회도 찾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