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정책 발표 메시지

2017.08.10

어제 다섯 살 다인이를 만났습니다. 건강보험보장 강화정책을 발표하러 간 병원 내의 어린이학교에서 다인이와 함께 색칠 공부를 했습니다. 다인이는 태어나자마자 앓게 된 병으로 집과 병원을 오가며 투병생활을 하고 있지만 너무도 밝고 씩씩한 아이였습니다.
다인이는 너무도 희귀한 병을 앓고 있는 탓에 희귀질환, 중증질환, 만성질환 중 그 어디에도 등록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꼭 필요한 약품에 대한 비용지원도 전혀 받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어제 만난 이경엽 군은 난치병 재발로 고생하고 있지만 음악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투병과 감염 우려 때문에 학교에 가지는 못하지만 검정고시로 고졸 학력을 취득하고 수능시험을 준비 중입니다. 그러나 경엽 군과 같이 병으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너무도 좁습니다. 또한 경엽 군은 조혈모세포 기증을 받아야 하는데 일치하는 공여자를 찾더라도 실제로 기증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기증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두 어머니께서 직접 적어 주신 두 통의 편지를 읽고 담당 비서관에게 현황을 물었습니다. 알아보니 현재 희귀질환으로 인정하는 법적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서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데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누락과 사각지대를 없애서 다인이와 같은 극도의 희귀질환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겠습니다. 희귀질환에 대한 입원 본인부담률과 약품, 주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투병 중에도 대입의 꿈을 키우는 경엽 군과 같은 검정고시 출신이 수시와 사회적 배려대상 전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다만 내년도 입시전형은 이미 확정되어서 바로 시행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조혈모세포나 장기 기증은 현재 무상 기증 원칙에 따라 기증에 수반되는 진료비와 유급휴가 보상금 정도만 지원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증이 절박한 환자들 입장에서는 제도가 기증자의 선의에만 기대한다는 것이 불합리한 일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기증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증자에 대한 지원 방안 또한 강구하겠습니다.

유다인 양 어머니와 이경엽 군 어머니가 손으로 직접 쓰신 두 통의 편지, 잘 읽어 보았습니다. 아픈 자식을 돌보는 어머니들의 애끓는 심정을 필체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인이는 힘든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밝았습니다. 아픈 중에도 음악가의 꿈을 구체적으로 그리며 공부하고 있는 경엽 군, 참으로 장합니다. 두 사람의 앞날을 응원하며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꿈을 이루기를 바랍니다.
또한 새로운 건강보험정책이 다인이와 경엽 군뿐 아니라 투병 중에도 희망을 지켜가는 많은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힘이 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