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7

제4회 장진호 전투 영웅 추모행사

존경하는 장진호 전투 영웅과 참전용사 여러분, 유가족 여러분!
우리는 오늘 장진호 영웅들의 용기와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며, 전사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69년 전 장진호의 겨울은 길고 참혹했습니다. 연이은 폭설과 눈보라로 체감온도는 영하 60도에 달했고, 맞서 싸워야 할 적의 수는 열 배가 넘었습니다. 1942년 과달카날 전투의 승리로 태평양전쟁의 흐름을 바꾸고, 인천상륙작전의 선봉에 서서 한국전쟁의 방향을 돌린 세계 최강 미 해병1사단은 결코 물러서거나 꺾이지 않았습니다.
겹겹이 쌓인 포위망을 뚫으며 산비탈을 깎고 인도교를 복구해 길을 만들었습니다. 흥남까지 이어지는 철수작전 동안 단 한 명의 부상자도 뒤에 남겨두지 않았습니다. 장진호 전투 영웅들이 발휘한 불굴의 투혼으로 10만 5,000명의 연합군이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었고, 제 부모님을 포함한 10만여 명의 피난민이 자유를 찾았습니다.

미 해병1사단 장병들의 헌신은 장진호 전투 이후에도 계속됐습니다. 휴전협상 기간 동안 경기도 연천 고량포에서 치열한 전투를 펼쳐 서부전선을 북상시켰습니다. 정전협정 체결 후에는 민정경찰중대를 창설해 비무장지대 순찰과 주요 인사의 경호를 담당했습니다. 1954년까지 송환 거부 포로를 관리해 전쟁 후의 안정에 크게 기여한 것도 미 해병1사단이었습니다.
선배들에게 이어받은 ‘정의와 자유, 명예’의 가치를 지키며 70여 년간 한결같이 한반도 평화를 굳건히 뒷받침해온 주한 미 해병대 장병들과 브래들리 제임스 사령관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장진호 영웅 여러분, 참전용사 여러분!
이곳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 중앙에는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기억하라’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많은 국민이 전쟁기념관을 찾아 대한민국의 오늘이 장진호 용사들을 비롯한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장진호 전투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한국교육방송(EBS)은 장진호 전투 다큐멘터리를 매년 특별편성해 미래세대들에게 장진호 영웅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7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워싱턴 한국전쟁참전용사기념공원에 ‘추모의 벽’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장진호 영웅들과 미군 전몰장병 한 분 한 분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은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의 숭고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장진호 전투가 벌어졌던 곳에는 아직 수많은 용사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잠들어 계십니다. 정부는 장진호 전투 전사자를 포함해 한반도 곳곳에 묻혀있는 미군 전사자 유해발굴과 송환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장진호 전투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진정한 보답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이루는 것이라 믿습니다. 미래세대들이 장진호 용사들이 극한의 추위 속에서 열어간 길이 한반도 항구적 평화의 시작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감사패를 받으시는 박운욱 님, 밀톤 워커 님, 웨인 스트런크 님, 핸리 샤퍼 님, 도널드 매이슨 님, 조셉 칼라 님, 리처드 페리 님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하며,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