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0

재일학도의용군 6·25 참전 기념식 축사

존경하는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 회원 여러분, 참전용사 유가족과 내외 귀빈여러분!
전쟁의 참화로부터 68년이 흘렀습니다. 많은 분이 떠났고 남은 분의 머리에 서리가 내린 지 오래입니다. 삼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68년 전 642명의 청년들은 현해탄 건너에 있었습니다. 상당수는 대학생이었으며 안정된 삶이 보장된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청년들은 위기에 놓인 조국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고 병역 의무를 진 것도 아니었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둔 채 바다를 건넜습니다.
청년들에게는 군번도 계급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된 군사훈련도 받지 못한 채 전쟁 한복판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조국을 지켜야 한다는 뜨거운 애국심이 없었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재일학도의용군은 불굴의 투지로 젊음을 던져 조국을 지켜 냈습니다.

한국전쟁의 분수령이 된 인천상륙작전과 적군의 마지막 패잔병까지 몰아내고 압록강을 탈환해 낸 혜산진 전투에 재일학도의용군이 있었습니다. 원산항을 수복한 원산상륙작전과 1만 3,000명으로 12만 명 중공군과 처절하게 맞서 싸운 장진호 전투에도 가장 용감하게 나섰습니다. 한 평의 국토라도 더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졌던 백마고지 전투와 금화지구 전투까지 용사들의 애국심이 물들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 번영은 재일학도의용군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호국영령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하며 명복을 빕니다. 재일학도의용군 유가족 여러분께도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조국은 자랑스럽게 642명의 용사들을 부릅니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재일학도의용군을 기억하겠습니다. 재일학도의용군이 쓴 애국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입니다. 정부는 재일학도의용군의 명예를 높이고 후세에게 그 숭고한 뜻을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제 용사들의 투철한 애국심에 보답하는 길은 두 번 다시 전쟁 없는 한반도, 평화의 한반도를 만드는 일입니다. 지금 이 시간 저는 평양 정상회담을 수행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난 봄 판문점선언의 이행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겠습니다. 다시 한번 현해탄을 건넌 애국심으로 한반도 평화구축에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