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8
박종철 열사의 부친 고(故) 박정기님 애도 메시지
박정기 아버님이 그리운 아들 박종철 열사의 곁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아들의 비보를 듣는 순간부터 아버님은 아들을 대신해, 때로는 아들 이상으로 민주주의자로 살았습니다. 그해 겨울 찬바람을 가슴에 묻고 오늘까지 민주주의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셨습니다.
저는 아버님의 검은 머리가 하얗게 변해 가고 주름이 깊어지는 날을 줄곧 보아왔습니다. 언제나 변치 않고 연대가 필요한 곳에 함께 계셨습니다. 진심을 다한 위로와 조용한 응원으로 주변에 힘을 주셨습니다.
박종철 열사가 숨진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는 독재의 무덤입니다. 우리에게는 민주주의의 상징입니다. 지난 6・10민주항쟁 기념일에 저는 이곳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국민의 품으로 돌려 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버님, 지금쯤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고 또 쓰다듬고 계실 것 같습니다. 박종철 열사는 민주주의의 영원한 불꽃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아버님 또한 깊은 족적을 남기셨습니다.
아버님, 아픔을 참아내며 오래도록 고생하셨습니다.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