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3

문익환 목사 24주기 추도사

작년 목사님 23주기 추모식이 열린 모란공원은 매섭게 추웠습니다.
바람 속에서 “우리는 사랑이 없으면 아무 일도 못 한다”는 말씀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목사님을 뵙고 돌아온 날 밤 광화문을 찾았습니다. 수천, 수만의 촛불이 별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불쑥 나타나 “힘들지 않아? 수고 많지?” 하시며 환하게 웃으실 것만 같았습니다.

어느새 1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1월 7일 국민과 함께 본 영화에서 목사님을 뵈었습니다.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하루 전 진주교도소에서 출감한 목사님이 26명의 열사 이름을 온몸으로 외쳐 부르고 계셨습니다.
1987년 6월의 뜨거운 눈물이 다시 흘러내렸습니다. 촛불혁명으로 6월 민주항쟁을 완성한 국민이 열사들에게 바치는 다짐의 눈물이었습니다.

1976년 3・1구국선언으로 터져 나와 1994년 1월 18일 잠드실 때까지 용솟음 친 민주와 통일의 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1989년 3월 김구 선생과 윤동주, 장준하와 전태일의 마음을 안고 도착한 평양에서 “민주는 민중의 부활이고,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다”라는 말씀으로 평화와 통일, 번영을 향한 이정표를 굳건히 세우셨습니다.

문익환 목사님, 이 땅에 평화의 기운이 다시 싹트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 세우신 이정표를 따라 국민의 나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흔들림 없이 걷겠습니다.
봄이 찾아오지 않는 겨울은 없습니다. 가끔 찾아와 “어때, 힘들지 않아? 수고 많지?”하며 응원해 주십시오.

목사님,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