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1

제54회 방송의 날 서면 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 자리에 함께하신 방송인과 내외 귀빈 여러분!
제54회 방송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고 있는 방송의 날은 1947년 9월 3일 대한민국이 고유 호출 부호를 할당받아 비로소 국적을 회복한 ‘방송의 광복절’이기도 합니다.
1927년 이 땅에 처음 방송을 실어 나른 전파는 우리 역사의 아픔에 깊이 닿아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대, 전파도 우리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한민국 방송사 머리맡에는 일제에 저항한 방송인들의 희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942년 서울에서 일제의 태평양전쟁 패전과 해외 독립운동 소식을 청취하고 알리던 방송인과 민간인 300여 명이 극심한 고초를 당한 ‘단파 방송 수신 사건’은 진실과 정의, 자유와 독립을 향한 대한민국 방송의 아프지만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우리 방송은 국민과 함께 눈부시게 발전해 왔습니다. 1961년 텔레비전 방송국개국, 1981년 컬러TV 방송과 2001년 디지털TV 본방송 시작에 이어 지난 5월 31일에는 세계 최초로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 시대를 열었습니다.
기술적 발전만이 아닙니다. 다채롭고 풍성한 방송 콘텐츠는 대한민국의 품격과 매력을 지구촌 곳곳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송이 높인 국가 브랜드 가치는 제조업, 관광업, 서비스업까지 파급 효과를 일으키며 경제성장의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 주었습니다.
여러분이 성취한 기술적 진보와 콘텐츠 역량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더욱 빛을 발하리라 기대합니다. UHD 방송의 선명한 화질과 새로운 서비스로 평창에서 펼쳐지는 평화의 제전, 화합과 도전의 현장을 세계인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해 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인 여러분!
지금 국민은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만큼 방송에 거는 기대와 요구도 높습니다. 이제 방송인 스스로 방송 본연의 사회적 역할과 공적 책임에 대해 성찰하고 되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국민의 기대와 요구는 간명합니다. 우리 방송이 법이 정의하는 방송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국민 화합과 민주적인 여론 형성,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 보호,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 이를 통한 조화로운 국가 발전은 「방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공익성의 내용들입니다. 「방송법」은 특히 공영방송의 책임과 역할을 중요하고도 무겁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의지와 철학은 확고합니다. 방송의 독립성과 공영성을 보장하겠습니다. 국민 외의 어떠한 권력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민만을 위해 방송을 만들 자유, 공정한 방송을 향한 방송인들의 열망을 소중히 지키겠습니다. 방송산업을 활성화하고, 콘텐츠산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습니다. 공정한 외주 제작 환경, 건강한 방송 생태계를 만드는 데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모든 방송인들이 자신의 일에 더 큰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방송의 역사에는 일제강점기와 독재 시대를 온 힘으로 돌파해 왔던 방송인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에 제대로 보답하는 길은 방송의 참모습을 지켜 가는 것입니다. 우리 방송의 본질은 어떠한 힘에도 흔들림 없는 방송, 기울어짐이 없는 불편부당한 방송, 관행이라는 이유로 과거의 불합리를 용납하지 않는 방송일 것입니다. 국민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방송, 국민의 편에서 함께 웃고 우는 친구 같은 방송이 되기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국민과 함께 미래로 도약합시다.

방송의 날을 축하드리며, 방송인 여러분의 건승과 우리 방송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