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02

치매국가책임제 메시지

서울요양원에서 치매 환자와 가족들, 치매 환자를 돌본 경험이 있는 여러분을 만났습니다. 대선 때 공약했던 치매국가책임제 실현을 위해 환자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민생현안 중 하나가 치매라고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집계된 치매 환자 숫자만 69만 명인데 이는 65세 이상 어르신 열 분 중 한 분이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 됩니다.
치매는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도 감당하기 힘든 병입니다. 환자는 기억이 지워지고 자존심을 지킬 수 없게 되며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관계도 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집안에 치매를 앓은 어르신이 계셔서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치매 환자의 돌봄은 가족에게만 맡겨서는 안 되며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합니다.

오늘 만남에는 방송인 김미화 님과 배우 박철민 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박철민 님은 치매를 앓고 계신 어머님을 10년째 모시고 있습니다. 박철민 님의 어머님께서는 기억을 거의 잃으셨고 3~4세 아이 정도의 지적 수준을 갖고 계시지만 자식 사랑은 여전하시답니다. 자고 있는 박철민 님에게 다가와 큰 국어사전으로 배를 덮어 주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기억을 앗아 가는 병마 속에서도 아들에 대한 사랑만큼은 잊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이 연상되어 눈가가 뜨거워졌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6월 말을 목표로 치매국가책임제의 구체적 실행방안을 준비중입니다. 아마 본격적인 시행은 내년부터 이루어질 것입니다. 치매 환자를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도 필수적입니다. 당장 일자리 추경에도 2,000억 원 정도를 반영해서 금년 하반기부터는 치매 국가책임제의 첫 사업을 시작할 생각입니다.

정책을 만들고 발표하면서 ‘답은 현장에 있다’는 것을 항상 느낍니다. 오늘 현장에서 만난 많은 분들도 생생한 증언과 함께 많은 제안을 주셨습니다. ‘국공립치매지원센터’,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을 위한 가족휴가제’, ‘치매 환자의 요양등급 확대’. 현장에서 치매 환자와 함께 생활하시는 분들이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주신 제안들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이제 국가가 국민의 노후와 가족의 행복을 책임지겠습니다.